온라인 게임 개발자의 노하우 ReSearch

개발을 하며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 잘 하는 사람 등
여러 사람과 접하며 일을 하며 느낀 부분들을 연말 결산하듯 정리해 봤습니다.
생각나는대로 정리한 거라 생각날 때마다 추가할지도 모릅니다.

만 20대 중반을 넘기는 2009년이 되면 9년차 개발자가 됩니다. (헉!)
2001년 늦봄 즈음 특차 대학을 포기하고 게임 개발 업계에 원화가를 시작으로 들어서서 삽질도 하고,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현재는 국가기관에 귀속된 몸으로써(...)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노무라 테츠야 같은 버라이어티한 일을 하는 아티스트 출신 개발자가 되는 것이 우선 목적입니다만,
아직 3D 테크니컬 스킬 지식과 스토리 텔링 부분의 실력과 경험이 미숙하기 때문에
내년엔 그 부분을 더 집중해서 습득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디자이너'='아티스트'가 아니다.
국내에서 혼용되는 용어인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티스트'고 게임 디자이너(=기획자)는 '디자이너'다.
해외까지 신경쓴다면 자신의 포지션을 파악하고 단어 선정에 주의.
당연하지만 아티스트도 게임 디자인을 한다면 디자이너 포지션도 중첩되는 것이다.
게임 산업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말은 그래픽을 기획하는 사람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 원화가와 AD는 벼슬이 아니다.
국내에선 AD를 위한 발판으로 원화가는 꼭 거쳐야 할 필수교양 과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강한데,
실제 AD로써 필요한 사람은 프로젝트의 파이프라인을 잘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으며,
프로그래머, 디자이너와 같은 타 파트와 소통이 가능한 아티스트이어야 한다.
아티스트가 타 파트와 다른 점이라면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는 Architecture의 성향으로
개발 산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신입 아티스트 상당 수가 실력과 권력을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국내 3대 메이져 회사도 경영라인에서 이 부분을 착각해서 망한 프로젝트들이 다수 있다.

# 타인이 작업한 것을 수정할 때는 꼭 기초 공사를 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고 수정하도록 한다.
문제가 있는 작업물을 수정한 것이든 아니든, 작업자에게 나름의 상처를 입히거나 오해를 사게 된다.
간단한 행동만으로 서로의 신뢰를 지킬 수 있기 때문에 인지해야 할 부분.

# 게임은 다양하게, 가급적이면 기회가 닿는 만큼 접해보려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만드는 문화산업은 대중을 타겟으로 한다. 영화, 음악, 장르 문학 등의 다른 대중 문화산업
생산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속한 산업의 트랜드를 읽고 접해보는 일을 적어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 중에서 그런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자신의 팀과 다른 팀들을 훑어 보라.
경제적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다른 문화산업 생산자들에 비해 부정적 인식이 많은 원인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장르의 대중 문화산업에도 민감해야 한다.
우리가 만드는 게임은 대중의 소비에 의해 이루어지는 산업이다.
대개 게임보다 다른 생활에 우선순위를 두고 접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대중 문화산업의 코드를 알아내는 것이다.
선입견을 갖고 타 산업을 이해하려 한다면, 대중의 게임 개발자에 대한 선입견 개선 또한 기대하지 말라.

# 못만든 것과 불친절한 것은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르다.
이를 단순 잣대 하나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게이머가 아닌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해야 할 개발자이기 때문이다.
못만든 부분에서 배울 것과 불친절한 부분에서 배울 곳을 기억하는 사람이 실패율이 적다.

# 게임을 할 때는 게이머처럼 하라.
개발을 할 때의 전반적인 관점은 개발자의 자세로 프로젝트를 봐야 하지만,
플레이를 평가하는 방법적인 관점만큼은 게이머가 되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지만, 게이머의 자세로 게임 플레이를 하는 것을 무조건 지양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간단한 현실을 볼 때 게이머의 관점을 이해하고 있는 운영자들 만큼 유저를 위한 이벤트를
잘 챙겨줄 수 있는 개발자는 거의 없다. 왜일까?

#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일만 고집하지 말라.
해당 파트의 일만 맏는건 수십명과 명확한 개발 파이프라인이 주어진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팀의 프로젝트가 아닌 자신의 프로젝트라고 인식하고 있다면 팀 내 부족한 파트의 작업 중에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에도 곁가지로 손 대는 것을 당연한 행동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 프로젝트의 미래를 생각하라.
자신의 포지션 상에서 알면서도 모른 척 해야 할 일이 있다. (월급쟁이의 섭리 이야기 따위가 아님)
자신이 할 수 있지만 맏기고 지켜 봐야 하는 일도 있다.
평생 한 프로젝트에 귀속되서 할 사람은 없기 마련이고,
그에 따른 프로젝트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욕심은 조정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왜 다른 직종들도 자신이 잘 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포지션을 담당할 후임을 만드는지를 생각하라.
그리고 맏길만한 사람에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맏기고
스스로를 다른 역할에 투입함으로써, 나무가 아닌 숲이 더 커질 수 있을 부분도 생각하라.
숲이 더 커질 소지가 없다면 아직 때가 이른 것일 거나, 자기발전에 고민을 가질 시기일 수도 있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하는 것에만 우선순위를 두는건 속물 아니냐, 열심히 하는 사람 무시하냐'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관점은 팀 작업물이 아닌 개인 작업물이나 습작에 적용할 때, 존중받고 어울릴 부분이다.
자신만의 장래가 아닌 타인의 장래까지 껴안고 가야 할 프로젝트 작업이라는 점을 인지하라.


덧글

  • Mocimoka 2008/12/13 20:20 #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LoLieL 2009/01/07 16:16 #

    감사합니다.^^
  • akuu 2008/12/13 21:30 #

    많이 공감하게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LoLieL 2009/01/07 16:17 #

    예:) 간만이에요~
  • 겜퍼군 2008/12/13 22:02 #

    조흔글 잘읽고 갑니다^^ 로리엘님 멋지삼^
  • LoLieL 2009/01/07 16:17 #

    ㅎㅎ 감사하삼~
  • ache 2008/12/14 00:04 # 삭제

    오랫만에 들려봤는데 완전 개념글이네요 초 공감하고 갑니다.
    잘 지내시죠?ㅎㅎ
  • LoLieL 2009/01/07 16:19 #

    아체님 간만이에요..
    아무래도 오래 종사하셨으니 익숙한 부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저는 나름 잘 지내고 있어요. 종종 아체님 홈페이지도 스토킹 하고 있답니다. ㅎㅎ
  • 2008/12/15 02:0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LoLieL 2009/01/07 16:23 #

    응, 일단은 명칭상으론 그렇긴 한데.
    사실 국내에선 99% 디자이너라는 말로 뭉뚱그리는데, 이게 알다시피 명칭상 기획자랑 겹치거든.

    실제 예술계의 아티스트와 약간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복합적인 작업과 설계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인지 개발 업계에선 존중의 의미로써
    그래픽 디자이너를 총칭해서 그래픽 아티스트라고 부르기도 해.^^
    어디서 단발적으로 나온 의견은 아니고, 해외 (주로 서양) 업계에서 부르는
    용어 기준으로 본 것이니까 행여나 넘 어렵게 생각하진 말고.. :)
  • 비몽 2008/12/15 10:40 #

    우왕...쏙쏙 들어오는 좋은글!!
  • LoLieL 2009/01/07 16:24 #

    팀원들이 이대로만 개발하면 참 쉽겠죠? ㅠㅠ
  • ㅎㅈ 2008/12/20 22:52 # 삭제

    게임회사 들어가길 희망하는 중학생입니다. 뭔가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저장해놓고 계속 봐야겠네요
  • LoLieL 2009/01/07 16:26 #

    예.. 감사합니다.
    게임 업계에 들어가길 희망하신다면 본인이 희망하는 분야 외의
    다른 다양한 분야의 기술도 공부하시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아직 시간이 많은 나이대이기에 미리 준비해두면 좋을 거에요.
  • 이녁 2008/12/22 14:03 #

    퍼갈께.. 좋은글 감사.
  • LoLieL 2009/01/07 16:26 #

    포스팅의 압박..
  • 템스빌리군 2008/12/31 10:50 #

    정말 개념글.. 개발자로써는 꼭 읽어야 할 이야기들이!!!
    하지만 현시창..으허..
  • LoLieL 2009/02/19 19:08 #

    현시창을 극복하는 흐름을 만드는 프론티어의 자세도 중요한 과제..
  • JIMMie 2008/12/31 14:11 #

    게임 좀 잘 나오도록 기여해보고 싶은데, 너무나 많은 돌발 요소들이 벌어지는 요즘이라..... 멍하게 되는 상황이 많은 것이 불만임...
  • LoLieL 2009/02/19 19:08 #

    그 팀의 해결책: 팀장을 각성시킨다.
  • 하울 2009/01/05 11:36 # 삭제

    기획 지망하는 고3이에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LoLieL 2009/02/19 19:09 #

    예, 동종업종 근무자로써 좋은 준비 하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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